'숨고다움'을 만드는 사람들

'숨고다움'을 만드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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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나다움'을 고민하는 시기가 있죠. 이 고민이 끝날 때쯤에는 비로소 아이가 어른이 된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자라며 겪는 성장통처럼 나다움을 정의하기란 쉽지 않은데요. 어쩌면 나다움은 없던 것을 찾는게 아니라 부딪히고 깨지며 만들어나가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숨고도 어느새 사람 나이로는 7살이 되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7년동안 유저와 함께해온 플랫폼이라는 것은 그만큼 숨고도 부딪히고 깨졌다는 반증이 아닐까요. 아이에서 벗어나 어른이 되어가는 숨고에서 '숨고다움'을 만들어가는 Design Chapter의 세 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세 분 각자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Donny : 숨고에서 Product Designer로 일하고 있는 Donny라고 합니다. 이전에는 '고수 찾기'라는 기능을 통해 고객이 직접 고수를 찾는 경험을 개선하는 일을 담당했었어요. 최근에는 고수가 회원 가입을 할때 더 매끄럽게 가입하고 가입 이후에도 숨고를 더 잘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요소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Aileen : 안녕하세요. 숨고의 Platform Designer Aileen입니다. 숨고 구성원들이 높은 효율성과 일관성있는 퀄리티로 숨고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디자인 시스템'을 맡고 있습니다. 디자인 시스템을 중심으로 디자이너, 엔지니어와 협업하여 디자인 규칙을 보다 체계적으로 개선하고 있어요.

Jerrie : 저도 두 분과 함께 디자인 챕터에서 일하고 있는 Product Designer Jerrie입니다. 저는 고객이 고수를 만날 때 문제가 없는 고수들을 만날 수 있도록 숨고의 안전성을 높이고 있어요. 요즘에는 숨고에서 결제가 이루어질때 사용되는 '숨고페이' 기능도 함께 담당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디자이너'라고 하면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적인 모습을 떠올리기 쉬워요. 숨고의 Product Designer는 보통의 디자이너와 무슨 차이가 있나요?

Jerrie : 많은 분들이 '디자인한다'라는 개념을 UI(User Interface)를 만드는 것에만 집중하지만 저희는 단순히 요구사항을 받아서 '그려내는' 업무만 하지는 않아요. 실제로 문제에 직접 들어가서 문제의 정의부터 해결방안까지를 Product Owner, 엔지니어와 같이 심도있게 고민하고 있어요. 어떻게 보면 보통의 UI Designer의 업무에서 기획자의 영역이 일부 포함되어 있는 확장된 개념이라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Donny : 보통의 예술가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본인의 세계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한다면, 숨고의 Product Designer는 다른 디자이너와 달리 작업의 기반이 유저의 데이터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라고 생각해요. 숨고는 이미 유저가 확보된 플랫폼이기 때문에 트래픽과 데이터의 양도 많은 편인데, 이런 트래픽을 바탕으로 수많은 A/B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도출되는 데이터를 해석하며 서비스를 만들어나가고 있어요. 물론 데이터는 숫자이고 유동적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해석과 직관이 필요하긴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유저의 목소리가 가장 중요해요.

앞선 두 분과 달리 Aileen은 Platform Designer로서 디자인 시스템을 담당하고 있는데, 더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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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leen : Platform Designer는 디자이너와 엔지니어가 하나의 목소리로 일할 수 있게 하는 규칙인 디자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해요. 구체적으로는 숨고에서 쓰는 디자인 시스템의 룰을 개선하고 개발환경에서 쓸 수 있도록 절차를 만들거나 디자인 시스템 관련 통계를 수집하는 등 디자인 시스템과 관련된 모든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일관성있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해요. 디자인 시스템을 통해 디자인 파편화 현상을 막고 다양한 리소스의 이슈를 효과적으로 제어함으로써 불필요한 디자인 및 개발을 줄이고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디자인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때문에 디자인 시스템은 디자인 원칙과 UI 패턴, 컴포넌트, 코드를 포괄하는 일종의 종합 선물 세트와 같아요. 단순하게 스타일 가이드나 패턴 라이브러리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닌 브랜드 원칙이나 브랜드 아이덴티티, UX(User eXperience) 원칙에 이르기까지의 숨고를 이루는 하나의 철학이자 시스템이나 마찬가지죠. 예를 들면 저희 숨고의 메인 컬러가 틸(Teal) 컬러인데, 이 컬러에 숨고의 어떤 브랜드 이미지를 담아야 하는지, 어떤 가치를 부여해야 하는지도 디자인 시스템에 녹아져있어야 해요. 결국 숨고가 닿은 모든 것을 보았을때 '이거 숨고다' 라는 것이 바로 드러날 수 있도록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이 디자인 시스템을 만드는 것인 셈이에요. 그러다보니 서비스를 직접 개발하지는 않지만 여기 계신 두 분과 같은 Product Designer나 UX Writer 와의 협업을 통해 퀄리티 있는 숨고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세 분은 숨고에 오시기 전 어떤 일을 하셨었나요?

Donny : 저는 이커머스 도메인에서 일했었는데 제품팀으로나 전사 규모에 있어서나 숨고보다는 작았던 곳이다보니 굉장히 제너럴하게 일했어요. UI 설계부터 시작해서 개발팀 안에서 프로젝트 매니징도 하면서 약간의 PM 업무도 했었고, 흔히 IR이라고 하는 투자 발표용 자료도 제작했었죠. 그런데 너무 제너럴하게 일하다보니 경력이 쌓여가면서 점차 디자이너로서의 전문성이 약해지는건 아닌가 하는 기분이 들었어요. 제 포지션이 근본적으로는 디자이너이기 때문에 디자이너로서의 역량에도 많이 힘을 실어야겠다고 생각해 숨고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숨고에서는 R&R이 명확하면서도 제가 기대했던 디자이너로서의 전문 영역에서 보다 깊은 경험을 쌓을 수 있어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Aileen : 저는 미국에서 A/B 테스트 플랫폼 회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해서 바로 직전에는 메디컬 화장품 회사에서 UX/Visual Designer로 디자인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담당했어요. 숨고는 한국에서의 첫 회사인데, 숨고가 제게는 매력적인 플랫폼이면서도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는 곳이기도 했고(웃음), 동료들과 함께 큰 목표를 이루며 성장해나갈 수 있을것 같다고 생각이 들어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업무에 있어서는 디자인 시스템을 구축, 운영한다는 측면에서 크게 다르지는 않아요. 미국에서는 다양한 주제로 논의하면서 서로의 커리어나 라이프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문화였다보니 한국의 수직적인 문화에 대해 걱정이 있었는데, 다행히도 숨고가 굉장히 수평적인 조직이어서 적응이 어렵지는 않았어요. 또, 이전 회사처럼 숨고에서도 규모에 비해 포지션이 세부적으로 나뉘어 있어서 협업도 매끄럽고 효율적으로 일하고 있어서 좋습니다.

Jerrie : 저는 에듀 테크 회사에서 굉장히 오래 일하다가 숨고에 오게 되어서 숨고가 두 번째 회사에요. 이전에 있던 곳에서는 웹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시작했었어요. 주로 마케팅을 위한 프로모션 배너 작업이 많았는데, 기획 쪽으로 커리어 전환을 하고 싶어서 앱 쪽으로 업무를 옮기게 되었어요. 숨고는 데이터 기반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누구나 데이터에 접근가능하다는 점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또, 정해져 있는 일감을 따라서 수동적으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프로젝트를 드라이브할 수 있는 것을 보고 '정말 수평적으로 일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숨고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이전 직장과 비교해서 숨고만의 특징이 있다면 어떤게 있으신가요?

Aileen : 제가 가장 놀란건 데이터를 중심으로 디자인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이전 회사에서는 유저 경험 관점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보니 A/B테스트를 하더라도 데이터 때문에 디자인이 바뀌는 일은 거의 없었어요. 숨고에 합류하기 전에 채용 공고를 보는데 데이터라는 말이 굉장히 많아서 약간은 의아하기도 했었고요. 제가 합류했을 당시에도 처음에는 '데이터가 굳이 필요할까'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Product Designer 분들이 각종 지표와 수치를 중심으로 토론하면서 직접 데이터를 읽고 테스트를 하시는 모습에 굉장히 많이 놀랐던 기억이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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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rie : 저는 직전 직장과 숨고를 정말 잘 비교할 수 있을 것 같네요(웃음). 이전 회사에는 경영진의 의사에 따라 프로젝트의 방향이 너무 많이 바뀌었어요. 기획에서 결과물을 정해서 전달해주기 때문에 디자이너가 자신의 주관을 갖고 적극적으로 업무를 하기보다는 단순히 그리는 사람에 가까웠죠. 그런데 숨고는 디자이너가 기획을 주도하기 때문에 의견을 제시할때 거부감 없이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게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아요. 또, 저희가 문제를 정의하거나 논의하는 과정에서 주관적인 판단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이야기한다는 점도 차이점이에요. 디자인이라는 것이 직관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논리적인 사고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럴때 Aileen이 말씀하신 것 처럼 데이터를 기준으로 삼고 객관적인 지표를 보면서 함께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좋아요.

Donny : 이전 회사에서는 조직 규모가 작다보니 체계적으로 업무를 하기보다는 직관에 의존해서 빠르게 업무를 쳐내야 하는 상황이 많았어요. 숨고에서는 데이터를 충분히 활용해 내가 하는 일의 근거를 찾으면서 충분히 고민할 수 있고 정량적인 회고도 가능하다는 점이 차이점인거 같아요. 업무의 시작과 끝에 모두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는건 큰 장점인것 같아요. 또, 이전 회사에서는 일정이나 리소스 관리가 조금 러프했는데 숨고는 다양한 방법론을 사용하고 있어요. Product Owner와의 협업에서도 많은것을 배우고 있는 요즘입니다.

숨고의 디자인 챕터 구성원들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숨고를 만들고 있으신데, 숨고에서 가장 신경쓰고 계신 부분이 무엇인가요?

Jerrie : 숨고는 매칭 후 거래수수료를 받는 다른 전문가 매칭 플랫폼과 달리 고객과 고수가 요청서와 견적서를 기반으로 만나고 견적서 발송에 따라 과금을 해요. 그러다보니 서비스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시는 분들이 종종 있어요. 저는 이런 분들이 숨고를 실제로 경험하시면서 저희가 추구하는 방향성이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실 수 있도록 설득한다는 생각으로 서비스를 만들고 있어요. 예를 들면, 고객 측면에서는 인증 제도나 고수 검증 프로세스를 더욱 강화하면서 신뢰감을 느끼실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어요. 반대로 고수 측면에서는 프로필 영역을 강화하고 포트폴리오 기능을 추가해서 새로 진입한 고수분들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전문성을 충분히 보여주실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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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ny : 저는 Product Designer가 화면을 만드는 사람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서비스의 매출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측면에서 저희는 고수님들이 숨고에서 이탈하지 않으시고 서비스에서 가치를 느끼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최근에 런칭된 기능을 예로 들면 어느 시점부터 꾸준하게 신규 고수의 이탈율이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원인을 분석해보니 가입 이후에 내가 뭘 해야하는지 안 알려준다라는 의견이 공통적으로 드러났어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메인 화면을 고수님의 관심사나 현재 상태에 따라 맞춤형으로 보여드릴 수 있는 대시보드 형태로 바꾸어 보았습니다. 아직 개선할 점이 남아있지만 현 시점에서 데이터를 확인했을때 기존보다 이탈율도 줄어들었고 고수님들이 숨고 서비스의 다양한 기능들을 더 많이 활용하시게 되었어요. 지금 단계에서는 매출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런칭 이후 다양한 지표에서 긍정적인 시그널이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세 분께서는 숨고다움을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Jerrie : 저는 개인적으로 저희 숨고의 지향점을 '고민이 있을때 찾는 곳'으로 정의하고 있는데 이걸 숨고다운 모습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실제로 숨고에서는 정말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마침 레슨을 받기 위해 숨고에 오신 분이 문득 '마침 집에 타일이 망가졌는데' 라는 문제를 인식하시고 타일 시공을 찾으실 수도 있거든요. 단순히 어떤 고수나 서비스가 필요해서가 아니고 일상에서 마주치는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커뮤니티가 된다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가 했던 TV 캠페인처럼 '어떡하지?' 라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숨고가 떠오르고, 그 후에도 다른 문제가 생겼을때도 숨고에서 먼저 찾게 되는 그런 모습이 제가 생각하는 '숨고다움'에 가장 가까운 것 같아요.

Donny : 저는 '숨고다움'을 외부 이미지와 내부 이미지로 나눠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외부 이미지는 앞서 Jerrie가 설명해주신 것처럼 '어떡하지? 숨고하지'처럼 Problem & Solution으로 어느 정도 각인이 되었다고 느껴요. 실제로 제가 얼마 전에 템플 스테이를 다녀왔는데 그 곳의 스님도 TV 캠페인을 보셨는지 숨고를 알고 계시더라고요(웃음). 반면 회사 안에서 일하는 구성원으로서 바라본 '숨고다움'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실험'과 '안전'이 떠올라요. 두 개념이 어떻게보면 상반되는 개념인데 제가 느끼기에 숨고는 '안전하게 가기 위해 실험을 많이 하는 곳'이거든요. 숨고는 많은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의 생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이런 책임감 없이 무작정 도전만 했다면 지금의 숨고는 없었을 수도 있었던 거죠.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는 신중한 모습이 숨고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고민하면서 나아가더라도 숨고는 충분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거든요.

Aileen : 제가 요즘 마침 고민하는게 '숨고다움' 인 것 같아요. 브랜드의 방향성이나 아이덴티티가 결국 숨고다움인데, 저희가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때 브랜드의 방향성도 함께 고민을 해야하거든요. 그래서 숨고 멤버들 뿐만 아니라 숨고를 사용하고 계신 유저들에게도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테스팅과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에요. 고수와 고객을 연결하고 높은 퀄리티를 느끼면서도 충분히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라는 이미지에서 시작해 숨고라는 브랜드에 맞는 더 디테일한 가치가 무엇인지, 그리고 숨고가 가진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무엇인지 정하는 단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아직은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듣는 과정이어서 섣불리 말하기는 조심스럽지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연결'과 '퀄리티', 그리고 '신뢰'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꼽고 싶어요. 실제로 이 키워드들이 저희 숨고를 움직이고 있는 중요한 요소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디자인 챕터의 구성원이 어느덧 10명에 가까워졌어요. 소통을 잘 하는 디자인 챕터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어떤게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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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rie : 아무래도 숨고는 스타트업이다보니 챕터 내에서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문화를 지향하는데, 그래서 도입하게 된 제도가 챕터 내 그룹 리뷰에요. 그룹 리뷰는 저희가 인원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한정적인 시간 안에 서로 효율적으로 논의하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나오게 되었어요. 디자인 챕터 구성원이 총 9명인데 모든 사람들이 같은 시간에 모여서 작업물을 공유해보니 시간 문제 때문에 디테일하게 서로 피드백을 주고 받지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디자이너 아홉 명을 비슷한 도메인이나 일감을 하고 있는 분들끼리 그룹을 지어서 총 세 그룹으로 나눈 다음, 각각의 그룹 안에서 서로의 작업물에 대해 조금 더 깊이감 있게 이야기 나누고 있어요. 또, 자신이 직접 리뷰어를 지정해서 언제까지 어떤 것을 리뷰해줬으면 좋겠고 궁금한 점은 무엇인지도 물어보는 퀵 리뷰라는 제도도 있는데, 그룹 리뷰와 비슷한 맥락에서 만들어진 제도에요.

Donny : 저는 아무래도 아직 주니어이기 때문에 피드백도 많이 받아야 하고 또 시니어에게 아웃풋에 대해 리뷰를 받아보고 싶었다보니 리뷰 제도가 생기면서 체감을 많이한 편이에요. 시간도 정규 미팅 시간이 아니라 비정기적으로 자주 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아웃풋에 대해 리뷰를 많이 요청해야하는 주니어 입장에서는 편리함을 많이 느끼고 있는 제도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문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게 흔히 조직 형태는 문화를 따라간다고 하잖아요. 말로만 ‘우리는 수평적이고 누구나 아이디어를 낼 수 있어요’가 아니라 조직의 제도 하나만 봐도 이게 정말인지 아닌지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점에서 디자인 챕터는 꽤나 수평적이고 모든 아이디어가 존중받을 수 있는 조직인거 같아요.

그만큼 챕터만의 색깔과 문화가 전보다 뚜렷해졌을 것 같아요

Aileen : 제 업무 특성상 저는 그룹 리뷰보다는 모든 디자이너들에게 공유하는 경우가 더 많은데, 아무래도 이야기를 나누면서 느끼는 점은 저희 챕터가 디자이너로서의 성장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이에요. 리뷰 제도도 성장에 대한 갈증과 고민이 있기 때문에 나왔던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회고를 할때마다 이런 것들을 어떻게 처음 시도를 해야할지에 대한 고민은 항상 있어왔어요. 단순히 업무에 있어서 뿐 만 아니라 서로의 커리어나 삶에서의 고민들을 함께 나누고 같이 성장해나가는 챕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실제로 그렇게 되어가고 있기도 하고요.

Jerrie : 저희 챕터는 '흥미'에서 동기 부여를 받는 것 같아요. 마침 오늘 다른 디자이너와의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가 얻은 인사이트를 같이 공유하는 발표세션을 만들어볼까’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는데 이런 것은 정말 흥미에서 시작하거든요. 만약 이런 아이디어와 액션이 꾸준히 지속된다면 누군가 억지로 발표하고 공유하는 문화를 만들려고 하지 않아도 모두가 마음에서 우러나서 '챕터원들과 공유해야겠다'라는 문화가 되겠죠. 사람이 흥미가 없으면 따라오지 못하잖아요(웃음). 저희는 모든 구성원이 디자이너로서 모두가 흥미를 갖고 일하고 있고 여기에서 동기 부여를 받다보니 보다 다양한 시도를 보다 즐겁게 하고 있는 문화가 잘 정착된 것 같아요.

세 분 모두 디자이너이신 만큼 개인적으로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도 궁금해요

Jerrie : 식상한 이야기지만 저는 진정성이 있는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해요. 진정성이 있는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는 디자이너 스스로가 디자인이 줘야하는 가치를 명확하게 알고 그 가치를 온전히 전달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해요. 만약 디자이너가 가치를 명확하게 정하지 않고 디자인을 한다면 설령 눈으로 보았을때 결과물이 예쁘더라도 조금만 들여다보면 공허한 디자인이 되기 쉬울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디자이너들은 '왜?'라는 질문을 정말 많이 하는데 저는 이 질문이 디자이너의 진정성이 내재화된 결과라고 생각해요. 좋은 디자인을 하는 디자이너라면 '왜?'라는 질문에서 그치지 않고 가장 좋은 해답을 내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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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leen : 스티브 잡스가 ‘디자인은 보이는 것과 느껴지는 것만이 아니다. 디자인은 그것이 작동하는 방식이다.’ ('Design is not just what it looks like and feels like. Design is how it works.') 라는 말을 했다고 해요. 저는 이게 좋은 디자인으로 가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저에게 있어서 좋은 디자인은 사용자를 억지로 이해시키지 않아도 디자이너의 의도에 공감하면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이에요. 예를 들어서 저희 서비스가 나이가 있으신 분이나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이 사용하기엔 아직 어렵거든요. 앞으로 저희 서비스가 그 분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고 저희의 디자인에 공감을 하신다면 '아, 우리가 좋은 디자인을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할 것 같아요.

Donny : 저는 지금 좋은 디자인이 어느 상황에서나 좋은 디자인은 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한국에서는 좋은 디자인인데 미국에서는 다를 수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이 질문을 '숨고에서 좋은 디자인은 무엇일까'로 바꿔 생각해보고 싶어요. 이 질문에 답을 해본다면 저는 '연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웹 접근성을 예로 들면, 접근성을 고려한 디자인은 작은 스타트업에서는 어찌보면 사치스러운 고민이에요. 물론 모든 디자인에 접근성을 반영하지는 못하지만 최대한 의식하면서 제작하고 있는데, 가령 저희가 대시보드에서 제공하는 그래프가 빨간색 위주라면, '적록 색맹이나 색약이 있으신 분들에게는 그래프가 어떻게 보일까?'라는 고민을 하는거죠. 이런 것들이 연결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맥락으로 보았을 때 좋은 디자인의 한 예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숨고의 Product Designer로서 가장 좋아하는 핵심가치를 하나만 꼽아주세요

Donny : 저는 투명성(Transparent)을 꼽고 싶어요. 제가 좋아하기도 하고 실제로 숨고에 잘 어울리면서도 잘 행해지고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저희가 매주 타운홀 미팅을 하는데 이때 월간 성과를 CPO가 직접 공유를 해요. 그리고 이런 성과나 매출 데이터 같은 핵심 지표를 대시보드로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어요. 그만큼 사람들에게 공유가 잘 되고 있다는 거죠. 이런 점들을 보면 숨고가 정말 투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져요.

Jerrie : 저는 전문성(Professional)이요. 저는 전문성에 책임과 자율이 같이 합쳐져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저희 챕터만 해도 각각의 멤버들이 굉장히 자유롭게 일하는데 그러면서도 정말 프로페셔널하게 본인의 책임을 절대로 잊지 않아요. 숨고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일을 스스로 정의해서 만들어나가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한다는 점에서 정말 전문가들이 모인 것 같다라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아요. 또 제가 어려운 부분이 있을 때 챕터, 또는 스쿼드에서 이 문제를 함께 도와줄 수 있는 믿음직한 동료가 있다는 든든함이 느껴져요.

Aileen : 저는 디자이너로서 용감함(Brave)가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요즘은 시대의 변화가 워낙 빠르잖아요. 변화에 발맞춰서 트렌드도 읽어야 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을 해야하는데 그런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게 다양한 시도와 도전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이야기를 하면서 제가 용감한가 스스로 생각해보았는데 디자이너로서의 저는 용감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인 것 같네요. 제가 맡고 있는 디자인 플랫폼이라는 것이 숨고에는 없었던 것을 새롭게 만들어야보니, 결국 이 프로세스를 만드는 과정 하나하나가 저에게는 도전이거든요. 그러다보니 일하면서 '이게 왜 안돼?'라는 생각을 자주 하면서 용감해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숨고에서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ileen : 아무래도 제가 숨고에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사람이다보니, 숨고에 디자인 시스템을 잘 적용해서 시장에서 독보적인 퀄리티를 갖춘 '숨고다운' 서비스로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이 시스템을 더 발전시켜서 플랫폼 업계를 선도하는 프로덕트로 만드는게 그 다음의 목표입니다. 이런 시스템이나 프로세스를 구축할때는 때로 되게 외롭고 힘들거든요. 그런데 같은 챕터의 구성원들이 용기도 북돋아주시고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요. 굉장히 높은 목표이긴 하지만 숨고에서는 정말로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Donny : 숨고가 프로덕트 디자이너들의 스터디에서 레퍼런스로 나왔으면 좋겠어요. 나쁜 의미가 아니라 좋은 의미로요(웃음). 우리는 유저가 고수와 고객이라는 양 사이드에 있기 때문에 클레임도 많이 발생할 수 밖에 없고, 서비스 자체가 아주 신생 서비스는 아니다보니 새롭게 고쳐야할 부분도 많은 편이에요. 그러다보니 스터디나 각종 자료에서 안 좋은 유형으로 종종 나오더라고요. 유저에게 사랑받고 인정받는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디자이너나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해주는 것도 저에게는 큰 원동력이거든요. 저는 제가 제작한 화면이나 같이 리뷰한 화면들이 베스트 케이스로 언급되면 너무 뿌듯할 것 같아요.

Jerrie : 오늘 인터뷰에서 '숨고다움'이라는 말이 참 많이 나왔는데, 저는 숨고다움이 잘 정의되어서 유저들에게 좋은 가치로 잘 전달되는 서비스로 만드는게 목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만약 제가 숨고에서 이걸 경험하게 된다면 숨고 서비스의 성장과 함께 저 스스로도 정말 많이 성장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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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enn Lim

Glenn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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