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달라진 거 없어? : 블로그 길드가 들려주는 팀블로그 리뉴얼
들어가며
2024년 8월, 숨고팀의 공식 블로그가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블로그의 대규모 개편을 계획한 것은 아니었는데요. 단순한 디자인 개선에서 시작했지만 점차 다양한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생겨났습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효율적인 블로그 운영을 위해 어드민 도구를 개선하는 사람도 나타났죠. 블로그 길드는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숨고의 길드(Guild)는 숨고 프로덕트의 문제를 해결하는 스쿼드(Squad)와 다르게 비즈니스에 국한되지 않고 숨고팀이 마주하는 다양한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기 위해 모이는 일종의 특수부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속도 직무도 다르지만 같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함께 모인 네 명의 멤버가 '길드'라는 이름으로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기까지의 여정을 담은 회고를 여러분께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Glenn(C&B Manager) 안녕하세요. 저희가 리뉴얼한 블로그가 드디어 런칭을 하게 되었네요. 각자 간단하게 소감부터 공유해볼까요?
Keno(Front-end Engineer) 홀가분하고 후련해요. 일이라는 게 노력만으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여러 가지로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굉장히 흐릿한 미래였고 결과물을 제대로 만들 수 있을까 불투명했거든요.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타이밍이 잘 맞아떨어져서 지금처럼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Flynn(Back-end Engineer) 저는 분위기도 좋고 업무도 자유로워서 저는 반쯤 놀러 오는 기분으로 일했어요. 저희가 격주로 미팅을 하잖아요. 그런데 가끔 미팅이 미뤄지거나 하면 아쉽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거든요(웃음) 이곳에 오면 블로그라는 숨고와 떨어진 프로덕트에서 새로운 시각과 아이디어로 일해볼 수 있었거든요. 길드에서 일하는 게 저에게는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Hailey(Product Designer) 너무 좋아요. 숨고에서 처음으로 만든 제품이기도 하면서 다시 돌아가더라도 이렇게 열정적으로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몰입했거든요. 게다가 지금은 저희가 다음 일감을 고민하는 단계잖아요. 모두가 함께 노력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었고 앞으로 더 많은 것을 만들어볼 기회가 생겼다는 점에서 기대도 많이 돼요.
Glenn 저는 이 길드가 굉장히 도전적인 업무였어요. 처음 시작 자체는 People Team에서 명확한 니즈가 있어서 시작한 것이지만 인사 담당자의 입장에서 다른 직무의 전문가분들과 함께 이렇게 긴 기간 동안 애자일하게 프로젝트를 하기는 쉽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덕분에 다양한 경험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많이 성장한 기분입니다.
블로그 길드의 시작
Flynn 그렇다면 다른 분들은 어떤 계기로 길드에 합류하기로 마음먹으셨는지 궁금해요. 길드에서 일하는 게 사실 강제 사항은 아니었잖아요. 저는 자의로 들어온거거든요. 챕터에도 제가 먼저 이야기해서 이거 해보고 싶다라고 이야기해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Glenn 그러면 어떤 매력을 느끼셨길래 오시게 되었어요?
Flynn 일단은 숨고 프로덕트와 관련 업무가 아니라는 게 첫 번째였어요. 스쿼드는 굉장히 치열해요. 고수나 고객 모두 고려해야 할 점도 많고요. 그런데 블로그 길드는 제가 합류할때는 TF였으니까 아무래도 메인 업무랑 단절되어서 부담이 적다는 점이 좋았어요. 그리고 보통 저를 포함한 개발자들은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고 싶어 하는데 막상 하려면 아이디어가 마땅하게 없어요. 그런데 팀 블로그 개선은 결과물과 사용자가 명확하니까 회사 밖에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찾는 것보다 이 업무를 사이드 프로젝트로 삼는 게 좋겠다 싶었어요.
Glenn 제가 의도했던 것과 비슷해서 다행이에요. 실제로 엔지니어 두 분을 모셔올 때 강조했던 것이 ‘부담갖지 마시고 사이드 프로젝트로 생각해주세요’ 였거든요. 그 당시에는 블로그 개발이 공식적인 일감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저희 프로젝트로 인해서 숨고 제품 개발에 지장이 생기면 안 되는 게 중요했죠. 다른 두 분은 어떠신가요?
Keno 저는 제 의지 200%입니다. 프로젝트 시작 전만 해도 팀블로그에 대한 업무가 너무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졌어요. 문제가 생기면 Slack으로 커뮤니케이션했었죠. 또 블로그의 기술 스택도 저희 서비스와 차이가 컸고 개발 문서도 제대로 없었어요. 그때 마침 Chapter에서 서비스의 프레임워크를 마이그레이션 하는 프로젝트가 진행중이었어요. 저도 그 환경에 익숙해져야 하니 이 기회에 공부를 해보자는 마음에서 직접 하게 되었죠.
Hailey 세 분과는 다르게 저는 사실 자의는 아니었는데(웃음), 숨고 합류와 함께 블로그 TF에 배정되었어요. 당시에는 스쿼드가 아직 배정되어 있지 않은 상태여서 이 프로젝트가 처음으로 숨고에서 진행한 일감이에요.
Glenn 혹시 작은 프로젝트라서 실망하시거나 하지는 않으셨나요?
Hailey 그런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블로그 전체를 개편하는 프로젝트는 Product Designer로서 작은 일감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마침 숨고 디자인 시스템의 기본적인 규칙이 완성되어 가는 단계였고 블로그에 이 규칙을 처음으로 적용하게 되었다 보니 굉장히 의미있는 프로젝트였어요. 또, 작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블로그 글을 많이 보다보니 팀이나 숨고 서비스에 적응할 수 있는 온보딩으로 적합한 프로젝트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Chapter에서도 그런 점을 고려해서 맡겨주신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기억에 남은 순간
Keno 그럼 다른 분들은 길드에서 일하면서 언제가 가장 기억에 남으세요?
Glenn 저는 저희 블로그 공식 배포했던 날을 꼽고 싶어요. 그동안에는 사내 개발 환경에서만 작업하다가 처음으로 외부에서도 접속을 가능하게 하는 날이었거든요. 단순히 웹페이지만 런칭하는게 아니라 블로그 편집기가 숨고 서비스의 어드민과 연결되어있다보니 배포 범위에 라이브 서비스의 어드민도 포함되어 있었어요. 자칫 배포 때 문제가 생긴다면 서비스에도 지장이 갈 수 있기 때문에 긴장할 수밖에 없었죠. 다행히 실제 제품에는 영향이 거의 없는 기능이었고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큰 문제 없이 배포를 마칠 수 있었지만 담당 PM으로서 첫 배포였다보니 기억에 많이 남아요.
Hailey 블로그 마스터 파일을 만들었던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이제 처음 합류하고 나서 작업을 시작해야 하는데 Figma에 마스터 파일이 없는 거에요. Glenn과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마스터 파일을 만들어주셔야 합니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사실 당시에는 조금 당황했지만 다행히 이전에 쓰던 Sketch에 디자인 히스토리가 남아있었어요. 결국 당시 디자인을 기반으로 그걸 한 땀 한 땀 다시 Figma로 옮겨서 새롭게 마스터 파일을 만들고 이 마스터 파일에서 다시 개선안을 만들어야 했죠. 그때는 고생이었지만 지금은 새로운 기능을 기획하거나 디자인을 개선할 때 마스터 파일이 있어서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어서 뿌듯함이 더 커요.
Flynn 저는 Hailey 합류 이후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 그 전과 후를 비교했을 때 작업 속도가 너무나 차이가 크게 났어요. 그 전에는 TF형태 였다보니 조직 자체가 불안정하기도 하고 결과물에 대한 갈피도 못 잡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저희끼리 미팅도 하면서 조직에 대한 방향성을 잡아가던 찰나에 Hailey께서 합류해 주셨고 그 전후로 길드라는 공식 조직이 되었어요. 당시에 제가 맡았던 백엔드는 급한 작업이 있던 것은 아니어서 그 동안의 템포에 맞춰서 개발해왔는데 디자인과 프론트엔드가 빨라지니까 덩달아 저도 빨리하게 되더라고요. 덕분에 저희가 의도했던 타임라인대로 결과물을 만들면서도 즐겁게 작업할 수 있었어요.
Keno 저도 똑같은 생각이에요. Hailey 합류 이전까지는 다른 Product Desginer 분도 계셨지만 어디까지나 TF였고 그 분께선 스쿼드 업무로 너무 바쁘셔기 때문에 리소스를 여기다 쏟아달라고 말씀드리기 어려웠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속도도 붙지 않고 재미도 떨어지던 와중에 Hailey가 합류해 주셨고, 리소스도 많이 쓰실 수 있었다보니 디자인을 매우 빠르게, 그것도 엄청난 퀄리티로 가져다주셨어요. 이제 그걸 보고 놀고 있으면 예의가 아니기도 하고(웃음), 온보딩 이후에 언제 또 이렇게 리소스를 많이 써주실 수 있을지 모르니 그때 정말 달렸던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결과물도 빠르게 나왔고요.
Hailey 제가 결과물을 빨리 만들었다고 두 분께서 좋은 말씀 해주셨는데 반대로 저는 가장 인상 깊었던 게 제가 어떤 아이디어를 냈을때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던게 거의 기억이 안 나요. 블로그 길드에서는 제가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져갔을 때 모두가 ‘이것도 되고 저것도 되는데 이 중에서 제일 좋은 것으로 선택하자’라는 이야기를 해요. 일종의 차악이 아니라 최선을 고르는 거죠. 덕분에 디자이너로서 책임감을 갖고 일할 수 있었어요. 다른 분들은 어떠셨어요?
Flynn 모두가 그렇겠지만 스쿼드에 소속된 사람들은 숨고 서비스와 관련된 업무는 충분히 하고 있어요. 처음에 말했듯 치열하고 고민도 많이 필요하죠. 하지만 길드에서라면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는 것처럼 ‘내가 해보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백엔드 담당인 제가 아이디어를 내면 다 같이 논의해서 개발이나 기획에 반영하기도 하고 반대로 저에게 적극적으로 의견을 주시기도 했어요. 기대했던 것과 실제로 동일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점이 가장 좋았어요.
Keno 일하면서 느낀 건 저희 길드가 ‘길드'라는 구조의 목적에 잘 맞았다고 생각해요. 숨고 팀에는 저희 말고도 여러 길드가 있지만 저희를 제외한 나머지 길드는 대부분 숨고 서비스와 관련된 무엇을 만들거나 개선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다른 스쿼드의 일감에 영향을 많이 받기도 하고, 길드 자체에서 독자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 조심스러워요. 하지만 저희는 서비스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우리끼리 이런저런 도전을 해볼 수 있었어요. 그러면서도 회사에서 인정하는 공식 조직이니까 리소스를 쓸 때도 더 적극적으로 쓸 수 있고 다양한 지원이나 응원을 받을 수 있었던 점도 좋았고요.
Glenn 방금 Keno가 말씀해 주신 것처럼 회사에서 블로그 길드의 업무에 대해 많이 공감해 주시고 지원해주셨던 게 저에게는 크게 다가왔어요. 일반적인 회사에서 블로그 개편을 위해 꽤 긴 기간 동안 리소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해준다던지, 인사 담당자가 PM을 맡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던지 하는 경우가 드물거라고 생각하거든요. 회사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네가 왜 그런걸 해?’ ‘굳이 그런곳에 리소스를 써야겠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없는 것만으로도 큰 동기부여가 되었어요. 오히려 저 같은 경우는 애자일한 문화에서 PM을 경험하는 것이 처음이다 보니 낯설고 어려웠는데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받을 정도였으니까요. 블로그 길드의 존재와 제가 맡은 역할이 숨고의 문화를 잘 드러내 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의 계획
Hailey 그러면 저희가 앞으로의 계획도 세워야 하잖아요. 마지막으로 올해 남은 시간 동안에는 어떤 일을 해보면 좋을지 아이디어를 이야기해 볼까요? 저는 이번에 반영하지 못한 메인 페이지 개선 외에 저희가 블로그 개선 작업을 하는 동안 포스팅이 꽤 많이 늘어났기 때문에 검색 기능을 추가해 봐도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Flynn 원래 개인적으로 고민하고 있던 부분은 블로그 백엔드를 개발한 지 시간이 꽤 흘렀다 보니 처음 개발했을 때와 가장 최근 개발했을 때의 스타일이나 적용했던 기술이 약간씩 달라졌어요. 그래서 이걸 한 번 정리를 하는 작업을 할 계획이었어요. 그런데 Hailey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검색 기능은 저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게시글이 더 많아지기 전에 만들어둔다면 유용할 것 같아요. 혹시 두 분은 다른 아이디어 있으신가요?
Glenn 저는 블로그에 앰플리튜드(Amplitude)를 적용하게 되는 것을 꼽고 싶어요. 이전 블로그는 구글 애널리틱스(Google Analytics)를 사용했는데 숨고팀 전체는 앰플리튜드를 사용하다 보니 불편한 점이 있었거든요. 이번 앰플리튜드 설치를 계기로 개선이 예정된 메인 페이지에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천 콘텐츠를 띄운다던지 하는 다양한 실험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하고 있어요.
Keno 앞서 Glenn께서 말씀해 주신 것처럼 앰플리튜드를 설치하게 된다면 앞으로 더 많은 유저들에게 블로그를 알릴 수 있는 검색엔진 최적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기존에도 기본적인 처리는 해왔지만 저희가 회사 규모도 점점 커지게 되고 좋은 포스팅도 많이 올라가게 되면 그만큼 많은 분들이 볼 수 있도록 해야 하니까요. 또 이전 블로그보다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보니 이미지 처리 최적화를 통해 많은 분들이 쾌적하게 블로그를 보실 수 있도록 개선하는 것도 목표로 삼고 싶어요.
Glenn 지금 나오는 아이디어 제가 모두 적고 있는데요(웃음). 지금 이야기한 것들 뿐만 아니라 더 많은 것들을 남은 4개월 동안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이번 회고는 여기서 마치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 #o2o
- #soomgo
- #squad
- #blog
- #techblog
- #start up
- #guild
Glenn Lim
C&B ManagerKeno Kim
Frontend EngineerFlynn Park
Backend EngineerHailey Lee
Product Desig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