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 PO로 살아남기 - 1편
🙇🏻♂️ 안녕하세요. 지원자 성기준입니다.
안녕하세요.
서비스 기획자와 PM과 PO의 경계가 모호해질 때 쯤 숨고의 Product Manager로 합류해서 지금은 Prodcut Owner로 일하고 있는 3년 차 기획자 KJ(케제)입니다. 저는 현재 숨고에서 CT Squad를 맡아 4명의 엔지니어와 1명의 디자이너, 그리고 1명의 QA와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CT Squad 소개는 2편에서!)
입사한 지 어느덧 6개월. 뒤돌아보니 2년은 일한 것 처럼 정신없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Input이 많은 시간이었습니다. 일하면서 개인 회고록과 일기에 끄적끄적 적어두었던 지난 6개월 간의 숨고에서의 생활을 엮어 숨고 PO로서의 생존기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 Hi, 약간의 자기소개
F&B 업계에서 상품 기획자로 커리어를 시작한 저는 더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자 IT 업계로 이직했습니다. 하지만 도메인 변경 직후 생소한 IT 분야에 대한 공부가 절실하게 필요했습니다. 특히 경험 부족한 기획자인 저의 기획에 설득력과 논리를 더하기 위한 스킬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는 당시 ‘데이터 분석’을 공부하는 계기로 이어졌습니다. 기본적인 통계 지식과 데이터 분석 방법을 공부하면서 데이터 기반으로 사고하는 배경이 되었고, 이후 두번째 직장을 갈때도 이 점을 염두하여 이직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때 쌓은 데이터 분석력과 SQL이 지금까지 업무를 하면서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물론, SQL 작성 능력이 기획에 전부는 아니지만!)
이후 숨고 입사 전 까지 저는 자율주행 배달 로봇 개발 회사에서 PM으로 2년 간 일했습니다. 당시 신기술 기반의 블루오션 시장에 도전하고 싶었고 데이터 기반의 기획을 할 기회를 찾았는데. 로보틱스 분야가 이러한 저의 니즈를 충족시켜 줄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달랐습니다. 먼저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선 데이터를 운영할 수 있는 팀이 필요했고, 무엇보다 전사적으로 데이터를 통한 의사결정 문화가 있어야 했습니다. (아무리 우리의 마음이 A를 외쳐도, 데이터가 B를 말한다면 B를 통해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문화가!) 2년 동안 이런 아쉬움이 늘어났고 커리어 상 조금 더 있으면 도메인 변경이 어려워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이직을 결심했습니다.
🤷🏻♂️ 그렇다면 왜 숨고였을까?
사랑은 타이밍이라는 말을 믿는데 이직도 약간의 운과 타이밍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연애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제가 숨고를 만난건 운명적이었습니다. 이직을 준비하면서 지원하고 싶은 회사를 작성한 초기 리스트에 숨고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운명처럼 다른 회사와의 면접을 진행하는 도중 우연히 채용 플랫폼에서 숨고의 채용공고를 접했습니다. 숨고와 같은 플랫폼 서비스에 특별한 뜻은 없었지만 숨고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었기에 호기심이 생겼고 지원 버튼을 클릭했습니다.
하지만 지원 이후 지인들과 숨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호기심은 기대감으로 바뀌었습니다. 숨고에 대한 많은 소문 중 하나가 바로 재입사한 개발자가 많다는 소문이었는데, ‘아니, 얼마나 회사가 좋길래 퇴사한 회사에 다시 입사하지?’ 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이 소문은 확인 결과 사실이었습니다) 그리고 특히 숨고 블로그에서 읽은 숨고의 Data Driven 문화와 실제 데이터를 통해 프로덕트를 개선한 사례가 당시 커리어적으로 느끼고 있었던 아쉬움을 해소해 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그럼 한번 지원서를 넣어볼까?
저는 채용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기본 이력서에 Notion으로 작성한 경력기술서와 포트폴리오 링크를 첨부해 제출했습니다. 서류전형 결과는 지원 1주일 후 전화로 받았습니다. 인터넷에 ‘포트폴리오’를 검색해 보면 수많은 고급 정보가 있지만, 이번에 숨고에 지원하면서 제가 개인적으로 더욱 신경 쓴 부분과 면접관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팁을 공유합니다.
저는 지원 서류를 준비하면서 제출하는 이력서와 경력기술서, 포트폴리오의 내용이 모두 Seamless하게 이어지는데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평균적으로 숨고 PO 포지션이 열렸을 때 지원하는 인원은 약 100명 정도라고 합니다. 100개의 지원서 중 자신의 지원서가 기억에 남기 위해선 전달하고 싶은 내용이 명확해야 합니다. 지원 서류가 모호하면 읽는 사람도 모호해지기 마련입니다. 보낸 내용이 많든 적든 끝에는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이다'라고 한 문장으로 기억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출한 모든 서류에 제가 어떤 프레임(프로세스)을 갖고 일하는 사람인지 전달하는 데에 집중했습니다.
포토폴리오 작성 완료 후, 자신이 작성한 포트폴리오를 보면 자식을 바라보는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이렇게 열심히 만든 완벽해 보이는 포트폴리오도 채용 담당자는 다르게 생각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준비하면서 현업에서 일하는 동료들의 피드백이 많은 도움이 되지만 이런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기란 굉장히 어렵습니다.
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oopy라는 툴을 사용했습니다. oopy는 노션 페이지를 웹사이트 형태로 만들어 주는데 페이지별 방문자 수를 알려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저는 지원서 제출 후 수시로 페이지별 방문 수를 확인하면서, 저의 포트폴리오를 평가하는 담당자들이 어떤 프로젝트(페이지)를 유심히 보는지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유입량이 많았던 프로젝트(페이지)를 개선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실제로 저는 이 기능을 통해서 저의 포트폴리오에서 지원 담당자들이 관심있게 살펴보는 프로젝트를 단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저의 포트폴리오에서는 가장 최근 제가 담당했던 프로젝트와 토이 프로젝트로 진행했던 숨고와 비슷한 플랫폼 서비스를 기획한 내용을 가장 많이 살펴보았습니다. 숨고 입사 후 채용담당자로 부터 제가 집중적으로 정리한 프로젝트 내용에 대해서 질문받았을 때는 뭔가 저의 전략이 성공한 것처럼 느껴져 매우 뿌듯했습니다.
👨🏻💻 드디어 면접!
숨고의 면접은 제가 숨고에 갖고 있던 기대감이 확신으로 바뀌는 계기였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지금까지 본 면접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면접이기도 합니다.
면접은 서류 전형 합격 발표 일주일 후 선릉에 있는 숨고 사무실에서 진행했습니다. 면접관으로는 함께 일할 세 분의 Product Owner가 들어왔습니다. 통상 면접은 1시간 가량 진행한다고 해도 그 시간을 못 채우지만 숨고 면접은 1시간을 꽉꽉 채웠습니다. 그만큼 강도 높고 밀도 있는 질문들로 어려웠지만, 숨고의 일하는 문화와 Product Owner의 열정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당시 면접에서는 지난 직장에서의 성과를 내기 위한 고민의 시작부터 결과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대해 질문을 받았습니다. 특히 ‘왜?’라는 질문을 통해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일하는지에 대해 깊이 알아보려는 질문이 많았습니다. 사실 면접 시작 후 30분 동안은 미리 준비해간 질문지로 어떻게든 버틸 수 있었지만 그 후에는 정말 날 것 그대로의 제 생각을 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잘한 것뿐만 아니라 못한 것 그리고 면접관의 의견과 다르게 생각하는 것 모두를 정리해서 솔직하게 대답하는데 노력했습니다. 입사 후 면접관으로 먼저 만났던 Product Owner분께 면접 경험에 대해 피드백 받았을때 굴하지 않고 논리적으로 자기 생각을 말한 점이 좋았다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면접 중 받은 질문 중 특히 기억에 남는 질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 "일하면서 하루 일과를 아침부터 차례차례 말해주세요."
- “지금 이야기한 프로젝트의 성과가 회사의 목표를 이루는데 어떤 부분을 기여했나요?”
- "그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 어떤 프레임을 갖고 일을 기획했는지 처음부터 설명해 주세요."
- “해당 프로젝트를 발굴하기 위해서 어떤 데이터를 확인했나요?”
- “자신이 세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서 어떤 지표(데이터)를 확인했나요?”
개인적으로 저는 면접에서 면접관과 저의 의견이 항상 같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평가받는 자리이기에 답변을 조심할 수 밖에 없지만, 예의에 어긋나지 않은 선에서 최대한 자신의 의견과 생각을 논리적으로 어필하는게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1차 인터뷰가 끝난 뒤 제 멘탈은 쿠X다스 과자처럼 바스스 깨졌습니다. 인터뷰 후반에 너무나 날 것의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당연히 탈락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인터뷰 당일이 2022년의 첫 눈이 내리는 날이었습니다. 눈을 맞으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매우 쓸쓸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며칠 후에 1차 인터뷰 합격 문자를 받게 되었고 뒤이어 2차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2차 인터뷰는 숨고의 CPO인 Reo와 비대면으로 약 30분 간 라이트하게 진행했습니다.
🤹🏻♂️ 결과는 합격
2차 인터뷰가 끝나고 정확히 8일 만에 최종 합격 연락을 받았습니다. 불확실성이 가득한 이직 시장에서 불안함이 가득한 길고 긴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마지막에 웃을 수 있어서 모든 것을 보상받는 기분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함께 일 할 3명의 Product Owner가 들어온 면접 과정에서 숨고에 대한 기대가 어마어마하게 커진 케이스입니다. 그만큼 PO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대가 되는 회사였고 지금까지 약 6개월간 숨고에서 일하면서 기대감은 확신으로 변했습니다. 숨고 입사 후 온보딩하는 한 달, 시용평가가 끝나는 3개월 그리고 지금의 6개월까지 매 순간 힘들었지만. 그만큼 성장한 것은 확실하다고 개인적으로도 생각하고 있고 주변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많이 듣곤 합니다. 앞으로 2편에서는 이 6개월 간의 과정을 생생히 들려드리겠습니다!
아! 그리고 저는 숨고의 채용 과정이 제가 지금까지 경험한 과정 중 단연 최고였습니다. 채용 과정에서 서로 오해가 생겨 입사를 취소하는 경우를 제 주변에서도 보았는데 숨고의 채용 여정에서는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서류 전형부터 최종 합격까지 약 한 달 가까이 되는 길고 긴장되는 여정에서 늘 적시에 맞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고 깔끔하게 진행되었던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다음 글 ‘숨고 PO로 살아남기 - 2편’에서는 숨고의 온보딩과 시용평가 그리고 6개월간 일하며 느낀 느낀 숨고와 업무 성장기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product owner
KJ Seong
Product Owner